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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면서도 생경”…‘퓨리오사’에 담은 조지 밀러 감독의 시네마 정수 [종합]

조지 밀러 감독이 약 9년 만에 ‘매드맥스’ 시리즈의 귀환을 알렸다.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진두지휘한 조지 밀러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가 15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2015년 개봉해 오스카 6관왕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관객과 평단을 열광시키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처음 한국에 방문한 조지 밀러 감독은 “여기에 와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니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이어 “한국은 영화,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됐다. 놀란 건 한국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 한국에 영화제가 많다고 들었다. 도시마다 영화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영화제에서 다른 사람들과 영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지식이 높은 것 같다. 이를 통해 대단한 감독들이 많이 배출됐다. 그래서 이번 내한이 기대됐다”고 말했다. 전작에서 샤를리즈 테론이 퓨리오사를 연기했던 것과 달리 이번 영화에선 ‘퀸스 갬빗’으로 스타덤에 오른 안야 테일러조이가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이외에도 ‘토르’로 잘 알려진 크리스 헴스워스가 빌런 디멘투스를 연기한다. 이에 대해 조지 밀러 감독은 “퓨리오사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영화가 전편과 다른 점에서 대해서 “이런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 때 하면 안 되는 건 똑같은 걸 답습하는 것”이라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3일,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18년 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는 협상이나 사람들 간 상호 작용이 있다 보니 단순히 황야 위의 추격신만 있을 때보다 대사도 많고 스타일도 다르다. 이번 영화는 ‘매드맥스’ 시리즈 팬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생경한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조지 밀러 감독은 “영화가 처음 관객 앞에서 시사가 될 때 전 세계 관객이 모여서 서로 어울리며 영화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칸에 다시 초청돼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조지 밀러 감독은 관객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배우, 스태프와 영화를 만들면 배급을 통해 마케팅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관객이 영화를 보고 반응하는 것인데 이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며 “영화는 관객이 봐야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다. 결국 좋은 영화인지 판단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관객이 영화를 훨씬 더 심도 있는 담론적 층위에서 공감하고, 내가 하려는 메타포를 이해하고, 잔상이 남은 채로 영화관을 떠난다면 보람찬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고 떨린다. 아이를 낳아 데려와 세상 밖에 내보내는 기분이다. 관객이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한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5월 개봉 예정이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4.1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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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칸行 '베테랑2', CJ ENM 자존심 이어 실적까지 살릴까 [줌인]

‘베테랑2’가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CJ ENM에도 화색이 도는 모양새다. 투자·배급사로서 체면을 살린 건 물론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앞선 11일(현지시간)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베테랑2’를 다음 달 개막하는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가 소개되는 비경쟁 부문이다.이번 칸 초청장으로 가장 크게 웃은 건 투자·배급사 CJ ENM이다. 지난 2005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으로 칸과 연을 맺은 CJ ENM은 ‘밀양’(2007년), ‘박쥐’(2009년), ‘아가씨’(2016년), ‘기생충’(2019년), ‘브로커’(2022년), ‘헤어질 결심’(2022년) 등 지금까지 총 14편의 작품을 칸에 진출시켰다. 특히 지난 2019년엔 ‘기생충’으로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국내 영화들이 올해는 칸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업계에서는 CJ ENM의 ‘칸 행보’도 끊길 것이란 이야기까지 돌았다. 그러나 ‘베테랑2’가 올해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칸의 초청을 받으며, CJ ENM은 K무비 선두 주자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CJ ENM은 지난해 전년 대비 8.85% 감소한 4조3684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약에 힘입어 음악 사업이 고성장했음에도 불구, 영화·드라마 부문이 연이어 손실을 낸 까닭이다.실제 지난해부터 올 1분까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경쟁사들이 1000만 축포를 터뜨리는 동안 CJ ENM의 작품들은 단 한 편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결국 CJ ENM은 영진위가 발표한 ‘2023년 전체 영화 배급사별 매출액 및 관객 점유율 순위’ 6위에 오르는 굴욕을 맛봤고, 지난해 초 10만원대를 터치했던 주가는 40% 이상 빠지며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베테랑2’의 ‘칸 초청작’ 타이틀은 이러한 분위기를 전환할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없이 고무적이다.우선 해외 선판매에 따른 수익 발생이 기대된다. ‘베테랑2’가 초청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비경쟁 부문이지만, 장르적 색채가 짙고 상업적 흥행 가능성이 큰 작품들을 주로 초청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다. 칸 초청작들이 현지 필름 마켓을 통해 체결하는 계약 건수는 대개 100개를 웃도는 수준. 지난해 CJ ENM이 칸에서 선보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원제 ‘사일런스’) 역시 140개국 이상 판매되며 개봉 전부터 수익을 올렸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칸 마케팅’ 효과에 따른 흥행이 예상된다. 영화마다 차이는 있으나 그간 초청작 대다수가 화제성 면에서 칸의 후광을 누렸다. 최근 몇 년만 살펴봐도 ‘아가씨’, ‘부산행’, ‘공작’, ‘기생충’, ‘헌트’ 등이 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부산행’, ‘공작’, ‘헌트’는 ‘베테랑2’와 동일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 초청작이다.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은 “칸 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베테랑2’를 소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구축해 온 CJ로서는 이번 ‘베테랑2’의 칸 초청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한편 ‘베테랑2’는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의 속편으로, 더욱 노련해진 서도철 형사와 강력범죄수사대에 닥친 새로운 위기를 그린다. 전편에 이어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등이 출연하며 정해인이 빌런으로 합류했다. 국내 개봉은 올겨울이 유력하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4.1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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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칸영화제 초청..월드 프리미어 공개

영화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가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된다.22일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는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는 2016년 아카데미 6관왕을 달성하며 관객과 평단을 열광시킨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프리퀄.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가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이번 영화도 칸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조지 밀러 감독은 “안야 테일러-조이, 크리스 헴스워스와 함께 칸 영화제에 돌아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며 “세계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이번 작품을 경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라고 밝혔다.‘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에서는 영화 ‘23 아이덴티티’,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드라마 ‘퀸스 갬빗’ 등으로 잘 알려진 안야 테일러-조이가 ‘퓨리오사’ 역을 맡아 전편의 샤를리즈 테론의 뒤를 잇는다.안야 테일러-조이는 강도 높은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은 물론, 검은 분장으로 얼굴을 뒤덮고, 삭발까지 감행하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여 기대를 모은다. ‘토르’ 시리즈로 잘 알려진 크리스 헴스워스가 ‘디멘투스’ 역을 맡아 전례 없던 빌런 연기를 선보인다.‘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는 5월 개봉 예정이다.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22 16:15
영화

“색다르고 특별해” 송강호X김지운 감독이 자신한 ‘거미집’ 흥행 성공할까 [종합]

배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올 추석 극장가를 찾아온다. 김지운 감독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부터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을 함께 한 송강호와의 인연이 ‘거미집’까지 이어졌다. 두 사람의 시너지가 ‘거미집’을 통해 또 한 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영화 ‘거미집’ 제작보고회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이 참석했다.‘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12분간 기립박수를 받으며 현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지운 감독은 “김열(송강호) 감독이 어떤 영감을 받은 뒤 결말을 바꿔야 한다고 결심한다. 치정 멜로였다가 스릴러로 변하고, 또 재난극처럼 바뀌고 나중엔 호러물로 바뀐다”며 “흑백 필름의 질감이 주는 으스스함, 70년대 고전 영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영화 속 영화를 흑백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1970년대의 영화 촬영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미집’은 악조건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배우들과 스태프, 제작자와 감독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개성과 욕망을 그려냈다. 김지운 감독은 “중요했던 건 앙상블이었다. ‘코미디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는 거구나’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티키타카 대사가 난무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이어 “내가 아는 배우들 중 대사를 가지고 놀 줄 아는 배우를 섭외하려고 했다. 그러려면 딕션이 좋아야 한다. 티키타카에서 오는 독특하고 새로운 재미를 한 번 한국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소재와 독특한 재미,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김지운 감독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다. 송강호는 극중 걸작을 만들고 싶은 연출자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송강호는 ‘거미집’에 대해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작품이다. 그런데 그 욕망을 유쾌하고 재밌게 풀어낸다”며 “충돌과 갈등 속에서 탄성이 나오는 지점들이 있다”고 소개했다.또 김열 캐릭터에 대해 “걸작을 만들고 싶은 예술가로서의 욕망, 재능 이런 것들이 뭉쳐져 있는 인물이다. 그걸 분출 못 해서 어쩔 줄 모른다.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거미집’을 통해 처음으로 영화감독 역할에 도전했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데뷔 이후 카메라 앞에만 있다가 뒤에 있으니 편하더라. 아주 재밌게 찍었다”며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도 VIP 시사회 오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너무 기대된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그는 “김지운 감독과 25년 정도 알고 지냈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갈증을 많이 풀어주신 분”이라며 “‘거미집’에서 김 감독의 초창기 작품 ‘조용한 가족’과 ‘반칙왕’의 독보적인 감각과 창의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베테랑 배우 이민자 역의 임수정은 “‘거미집’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품 속에서도 실제 직업인 배우를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큰 행운이었다. 훌륭한 배우들 덕분에 연기에 대한 고민 없이 즐겁게 연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오정세는 극중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을 맡았다. 오정세는 “사랑이 지나치게 많아서 혼나야 하는 캐릭터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많이 혼나기도 한다”며 “나와 싱크로율은 한 10%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호세는 화려한 의상과 구레나룻으로 눈길을 끄는 캐릭터. 오정세는 “처음에 구레나룻을 붙였을 때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언젠가부터 저게 없으면 옷을 안 입은 느낌이더라. 제가 봐도 잘 어울렸던 것 같다”며 웃었다.끝으로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에 대해 기대를 당부했다. 김 감독은 “색다르고 특별한 영화적 즐거움을 줄 것이다. 진짜 앙상블을 볼 수 있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와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거미집’은 오는 추석 개봉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8.2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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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X송강호 ‘거미집’, 추석 개봉 확정..관심↑[공식]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인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추석 개봉을 확정했다.10일 바른손이앤에이는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과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장르 마스터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와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이 호흡을 맞췄다. ‘거미집’은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당시 상영 중 박수와 12분간 이어진 기립박수 등 영화의 재미에 먼저 공감한 해외 관객들의 반응으로 기대감을 자극하기도 했다.공개된 티저 포스터에는 1970년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영화 현장에는 꼭 있는, 감독의 이름이 새겨진 디렉터스 체어에 앉은 ‘김감독’의 뒷모습이 담겼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감내해야 할 책임감과 무게에 덧붙여, 걸작을 향한 집념까지 ‘김감독’을 연기한 송강호의 뒷모습은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함께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배우들의 호연과 앙상블, 스토리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을 꿈 속에서 흑백으로 보게 되는 ‘김감독’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번 티저 예고편은 걸작을 향한 욕망으로 딱 이틀의 재촬영을 하고 싶은 그가 맞부딪히는 현실의 악조건들로 예측불허 재미를 예고한다. 바뀐 시나리오의 내용도 모른 채 추가 촬영이 하루가 아닌 이틀이라는 것을 현장에 도착해 알고 당황하는 배우들의 모습. “문공부에서 알면 우리 다! 죽는 거예요”라는 말로 엿보는 검열 당국의 방해와 “걸작을 왜 만들어요? 그냥 하던 것 하세요”라는 제작자의 반대까지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는 70년대 영화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김감독’ 역 송강호와 급작스럽게 바쁜 일정을 쪼개 현장에 불려 온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주연 배우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과 박정수. 그리고 제작자와 그의 조카인 장영남과 전여빈 등 1970년대 영화 현장의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들의 호연은 ‘거미집’의 전개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어떤 방해에도 기어코 “컷, 오케이”를 외치는 ‘김감독’과 바뀐 대본이 어떻든 베테랑 답게 열연을 펼치는 ‘민자’(임수정)와 ‘오여사’(박정수), 느닷없는 몸싸움을 펼치는 ‘미도’(전여빈)와 ‘유림’(정수정), 갑자기 현장에 뛰어드는 ‘호세’(오정세)까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인물들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며 서로에게 최상의 파트너가 된 배우들의 앙상블은 영화 ‘거미집’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8.10 09:59
영화

‘한공주’ 보고 천우희랑 토크할래? ‘천우희 배우 특별전’ 개최

천우희의 발견과 성취, 도약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천우희 배우 특별전’이 오는 28일부터 3일간 CGV신세계경기점에서 개최된다.신세계백화점과 CGV가 공동 주최하고 나우무비가 기획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작품마다 독창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선명한 흔적을 남겨온 배우 천우희의 대표작 3편을 엄선해 스크린에 공개한다.‘천우희의 발견, 성취, 도약’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선정된 3편의 영화는 ​‘써니’, ‘한공주’, ‘곡성’ 등 세 편이다. 뒤틀린 증오를 온몸으로 표현한 ‘써니’의 본드걸 상미는 대중들이 천우희를 기억하며 돌아보게 만든 작품으로 손꼽힌다. ​끔찍한 사건을 겪은 소녀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극복해 가는 과정을 묵묵하고 차분하게 담아낸 ‘한공주’는 천우희의 터닝포인트와 같은 작품이다.​ 감정의 굴곡을 얼굴 뒤로 감추며 담담하게 세상을 견디는 공주의 모습은 천우희를 통해 관객의 마음에 공진을 일으켰고, 이 영화로 천우희는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현실의 존재인지 허상인지 알 수 없는 무명이란 역할로 비밀스럽고 신비한 매력을 뽐낸 ‘곡성’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출품되며 세계 무대에 천우희의 존재감을 드러냈다.상영은 28일 ‘한공주’, 29일 ‘써니’, 30일 ‘곡성’ 순이다. 전회차에 걸쳐 상영 후 천우희 배우가 직접 참석하는 씨네토크도 마련돼 있다. 특히 ‘한공주’ 상영 후에는 이수진 감독도 참석해 천우희 배우와 함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21 08:20
연예일반

‘범죄도시’로 웃고 유아인으로 울고… 영화계 ‘업&다운’[상반기 결산]①

2023년 상반기 영화계는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 시기 흔들렸던 극장가에 ‘범죄도시3’이라는 강력한 천만 돌파 유력 영화가 등장했고, 칸영화제에서도 한국 영화들이 다수 주목 받았다. 그런 한편 유아인이 마약 파문을 일으켜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고,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최를 100여일 앞두고 내홍으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업다운이 가득했던 상반기 영화계 이슈들을 모아봤다. ◇‘쌍천만 시리즈’ 또 나온다! ‘범죄도시3’지난해 팬데믹 이후 첫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돌파한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도 ‘천만 영화’에 등극할 전망이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은 27일까지 누적 관객 수 978만 7038명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라면 ‘범죄도시3’은 다음 달 초 ‘천만 영화’에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범죄도시3’은 지난 2017년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서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쓴 ‘범죄도시’의 세 번째 이야기다.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전국 곳곳에 있는 질 나쁜 악당들을 처단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3편에선 배우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가 빌런으로 열연했다.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범죄도시3’ 이전까지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 영화는 전무했던 상황. ‘범죄도시3’의 시원한 흥행 질주는 한국 영화계 전반에 희망의 불씨를 쏴 올리기 충분했다. ‘범죄도시3’이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돌파할 경우 ‘신과 함께’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 쌍천만’ 기록을 세우게 된다. ◇칸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흥행으론 최고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칸국제영화제가 올해도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비록 올해에는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지는 못했지만 대신 여러 영화들이 초대돼 전 세계 영화인 및 관객들과 만났다. 현장에서의 열기만큼은 여느 경쟁작 못지 않았다는 전언이다.김지운 감독은 영화 ‘거미집’으로 비경쟁부문에 초대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다시 함께 밟게 돼 국내에서도 주목도가 높았다.송중기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화란’이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가 감독주간 폐막작에, ‘이씨 가문의 형제들’과 ‘홀’이 라 시네프 부문에 초대받았다. 배우 이선균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비평가주간의 ‘잠’ 등 두 편의 영화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유아인 마약 파문좋았던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연예계라지만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혐의는 특히 뼈아팠다. ‘다작 배우’로 불릴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그에겐 다수의 공개 예정작이 있었기 때문. 유아인이 마약 혐의를 받으면서 이미 촬영을 마친 유아인의 출연작들은 무기한 공개를 연기하게 됐다. 그를 브랜드의 간판으로 썼던 광고주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유아인은 지난 2월 5일 미국에서 입국한 직후 모발과 소변 검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 검사 결과와 유아인의 의료기록 조사한 것을 토대로 그가 대마,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등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봤다. 이후 미다졸람과 알프라졸람 등의 투약 혐의도 추가됐다. 유아인과 그의 지인, 의료 관계자 등 21명은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지인 1명이 해외로 출국해 도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무효화 조치, 인터폴 수배 등을 의뢰한 상황이다.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승부’, ‘종말의 바보’, ‘하이파이브’ 등 유아인의 출연작들은 공개 일정을 무기한 보류하게 됐다. 이 작품들에 함께 참여한 스태프 및 배우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여기에 유아인의 출연이 예정됐던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의 경우엔 주인공이 배우 김성철로 교체됐다.◇유령 상영 철퇴 맞나… 박스오피스 조작 논란경찰이 관객이 없는 상영관에서 영화를 트는 ‘유령 상영’ 관행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13일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3사와 쇼박스, 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사 세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관객 수를 허위로 조작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교란시켜 영화진흥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다.당초 일부 영화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대상 편수가 100여편 이상으로 늘었다. 경찰은 각 배급사들이 극장과 논의해 새벽 시간대에 상영횟차를 열고 표를 사서 예매율을 끌어올리거나 소진되지 못한 프로모션용 티켓을 새벽 상영으로 소진하는 이른바 ‘유령 상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에 대해서 영화계에선 업계 관행이 철퇴를 맞았다고 보는 시각과 영화계 길들이기 일환으로 보는 시각, 특정 영화를 표적으로 했다는 시각 등이 혼재돼 있다.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은 극장가에 일련의 수사들이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초유의 사태집행위원장도 없고 이사장도 없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잡음이 초유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영화제 개최가 10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올해 영화제가 잘 치러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부산국제영화제 내홍은 지난달 11일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틀 전 열린 임시 이사회 및 총회에서 공동위원장 직제가 신설되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위촉되 데 대한 불만을 가졌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허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안팎의 설득으로 복귀를 고려했지만, 이는 최종 무산됐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오랜 기간 일한 A씨가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 허 전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한 사실이 일간스포츠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기 때문. 이후 영화제 안팎에서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무리하게 그 자리에 앉힌 이용관 이사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결국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지난 26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에 대한 해촉 안건을 가결했다. 여기에 이용관 이사장마저 사의를 표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9 06:00
해외연예

선정성‧줄담배 논란.. 제니 출연 ‘디 아이돌’, 논란 속 조기 종영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출연한 드라마 ‘디 아이돌’이 조기 종영한다. ‘디 아이돌’은 첫 공개 후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HBO 드라마 ‘디 아이돌’은 오는 7월 2일 5회를 끝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한다고 보도했다. 당초 ‘디 아이돌’은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디 아이돌’의 시즌2 제작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4일 첫 공개된 ‘디 아이돌’은 방송 내내 선정성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제니는 탱크톱에 짧은 팬츠를 입고 남성 댄서들과 밀착한 모습으로 격렬한 춤을 췄는데 이를 두고 자극적이고 수위가 높다는 평이 주를 이었다. 또 제니가 연이어 흡연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흡연의 위험성을 간과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제니뿐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의 노출은 물론 자극적인 베드신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 ‘디 아이돌’의 제작자 겸 배우인 뮤지션 위켄드는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장면을 보는 게 불편하거나 역겨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인물은 그런 캐릭터라 그렇게 묘사된 것이다. 왜 보기 좋기 꾸며야 하느냐”라며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디 아이돌’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인기 팝 스타가 몸담은 연예계에서 벌어진 그들의 사랑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로,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의 딸 릴리 로즈 뎁을 포함해 팝스타 트로이 시반, 데비 라이언 등이 출연한다. 또 ‘디 아이돌’은 제니의 첫 배우 데뷔작이자 미드 출연작으로 극중 제니는 조셀린(릴리 로즈 뎁)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인 다이안 역을 맡았다. 다이안은 조셀린이 슬럼프를 겪자 대타로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앞서 ‘디 아이돌’은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6.27 08:14
연예일반

제니, ‘디 아이돌’서 어땠길래..높은 수위 ‘깜짝’+적은 분량 ‘아쉽’ [왓IS]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첫 배우 데뷔작이자 미드 출연작인 ‘디 아이돌’이 베일을 벗었다. 작품 공개와 함께 쏟아진 혹평과 더불어 극중 제니의 수위 높은 댄스 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HBO ‘디 아이돌’은 지난 4일(현지시간) 북미에서 첫 방송됐다. 드라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인기 팝 스타가 몸담은 연예계에서 벌어진 그들의 사랑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로 총 5부작이다.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의 딸 릴리 로즈 뎁을 포함해 팝스타 트로이 시반, 데비 라이언 등이 출연한다. 극중 제니는 조셀린(릴리 로즈 뎁)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인 다이안 역을 맡았다. 다이안은 조셀린이 슬럼프를 겪자 대타로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이날 첫 공개된 1회에선 다이안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신이 담겼으며, 제니는 탱크톱에 짧은 팬츠를 입고 등장해 남성 댄서들과 격렬하게 춤을 춘다. 자극적인 동작들이 이어져 수위가 꽤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회에서 제니의 분량은 10분가량이다. 앞서 ‘디 아이돌’은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칸영화제에서 시리즈물이 초청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제니 또한 ‘디 아이돌’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러나 칸영화제에서 1~2편이 공개된 후 영화 비평사이트인 로튼 토마토를 포함해 ‘더 플레이리스트, 더 할리우드 리포터, 영국 데일리텔레크래프 등 다수의 외신들이 혹평을 쏟아냈다. ‘여성 혐오적이다’,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그렸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또 제니의 분량이 회당 5~10분 가량으로 알려졌는데, 팬들 사이에선 제니가 드라마의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비교해 특별출연 수준이 아니냐는 아쉬운 반응도 나왔다. 제니는 ‘디 아이돌’ 1회 공개 후 작품 메이킹 영상을 통해 “촬영을 위한 안무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주어지지 않았다”면서도 “내게는 항상 하던 일이라 감사했다”고 연기 소감을 전했다. 제니는 칸영화제 레드카펫 전 매거진 WWD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더 용감해질 수 있는 기회”라며 “배우로서 영역 확장에 대해 벽을 부수는 것 같은 도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6.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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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시네뷰] ‘거미집’ 욕망의 덫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욕망하는 존재인 인간이 그 욕망의 끝에서 파멸하는 구조를 보여줌으로써 욕망의 한계치를 말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연극 장르에서 극중극을 통해 주제를 상징하는 것처럼 영화를 찍는 김기열 감독(송강호)이 찍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통해 주제를 상징하고 있다. 영화 속 영화에서 가장인 강호새(오정세)는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을 무기로 아내 이민자(임수정) 외에 정부 한유림(정수정)을 다같이 사랑한다면서 한 집의 아래 위층에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인물이다. 아내 이민자는 질투와 분노에 사로 잡혀 살아가고 이 집 재산을 노리는 한유림 또한 거짓 사랑 놀음을 한다. 강호세의 어머니인 오 여사(박정수) 역시 남편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다. 한마디로 70년대식 욕망치정극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영화 ‘거미집’을 찍는 차원에 있는 인물들을 통해서도 욕망의 딜레마는 계속 변주된다.김기열 감독은 평론가들에게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으로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되고 자신의 걸작을 만들고자 욕망한다. 악몽에 시달리는 그의 초조함은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에 비례한다. 촬영을 마친 영화의 결말을 이틀 만에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김 감독의 욕망은 이 영화의 소동을 극에 달하게 만든다. ‘거미집’을 제작하는 신성필름의 백 회장(장영남)은 70년대 영화 시장의 특성상 검열에 걸릴까 노심초사한다. 그에게 영화는 작품이 아니라 재산의 밑천일 뿐이다. 때마침 문공부의 직원 박주사(장남열)까지 검열을 나와 있는 탓에 내용이 어떻든 이 영화를 반공영화로 둔갑시키려 한다. 신성필름의 재정 담당 신미도(전여빈)는 숙모인 백 회장의 반대에 맞서 김 감독이 걸작을 만들 것으로 생각하여 대역도 마다하지 않으며 여기저기 벌어지는 사태를 미친 듯이 수습하며 뛰어다닌다. 한유림은 인기 급상승 중인 신인 배우로 영화야 어떻게 되든 자신의 드라마 찍는 스케줄이 더 중요하다며 촬영 도중 자신의 분량을 채우지도 않고 촬영장을 떠나려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다. 엑스트라나 조연들도 자신의 배역이 더 비중 있는 배역이 되고 싶은 욕망에 들끓고 있다. 촬영장도 다른 영화의 예약으로 곧 비워줘야 하는 사태에 하는 수 없이 김 감독까지 조연의 대역을 할 수밖에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거미집’에서, 영화 속 영화든, 영화를 찍는 과정이 전개되는 영화 바깥 현실이든 모든 인간군상은 자신의 욕망의 덫에 덧씌워져 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욕망에 충실할 뿐,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의리는 버린 지 오래다. 그렇기에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의 분위기는 경쾌한 블랙코미디지만 의미는 심오하다. 이쯤에서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보자. 프랑스 철학자 라캉은 욕망을 이루면 욕망은 저만큼 앞으로 내달린다는 속성을 간파했다. 주체라고 믿었던 대상은 사실상 실재하지 않는 허구이며 오직 욕망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영화 ‘거미집’에 나오는 인간군상들은 타자에 대한 인식은 없이 자신에게만 빠져 광기가 발현되는 단계에 머문다. 우리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알아가며 성장한다. 자신만이 옳다는 헛된 욕망에 빠져있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삶이라는 메시지를 이 영화는 강렬하게 이미지화하고 있다. 타자를 인식할 때 우리는 덫에 빠진 욕망이 아닌 진정한 인간의 욕망 실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시네라처연구소 소장) 2023.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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